HTP3 개요 및 일정

기억의 장소, 윤리의 건축

기억의 장소, 윤리의 건축

2000년, 21세기가 시작되던 해에, 베니스비엔날레는 "less esthetics, more ethics"라는 주제로 새로운 건축의 시대를 알렸습니다. 그네들이 수 천년 주장해왔던 미학의 세계를 버리고 윤리의 시대를 새로운 가치로 내건 것이었습니다.
서양건축사의 책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미학의 열거로 채워져 있습니다. 형태와 장식, 크기와 비례, 재료와 색채 등의 시각적 효과와 의미의 기술이며 그 양식의 태동과 소멸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조들은 집을 지을 때 늘 땅과 사람과 건축 사이에 관계하는 예의에 대한 고찰이 먼저였고 그 사유의 기록이 공간의 형식으로 나타나 거주의 풍경을 이루었습니다.
예컨대, 거의 같은 시기에 지어졌던 서구의 빌라 로툰다와 우리의 독락당을 비교해 보시면 이 관점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팔라디오의 빌라 로툰다가 존재의 형식이라면 회재의 독락당은 그들의 관점에서는 철저히 비존재의 건축입니다.
데이비드 하비는 새로운 도시와 건축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narrative than image, ethics than aesthetics, becoming than being" 종래 서구에서 강조되었던 상징과 그 미학과 완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우리 삶의 이야기와 그 속에 내재된 윤리와 변화하고 생성되는 모습이 도시의 더욱 귀중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우리 선조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이 가치를 전시대적인 것으로 치부하여 떠나 보내고 서양의 미학을 추종하며 지난 세기를 보내는 사이, 저들은 이제 우리가 버렸던 가치를 새로운 시대 새 가치로 들고 나왔습니다.
조짐은 일찍이 있었습니다. 이탈로 칼비노는 진정한 도시의 가치가 몇낱 상징적 건축물에 있는 게 아니라 "도시는, 거리의 구석과 창문의 틀에, 혹은 계단의 난간에, 가로등의 꼭대기에, 깃대에, 긁혀지고 패이고 조각난 모든 흠집들이 쓰여진 손금처럼 그 과거를 갖고 있다."라고 하며 도시는 "기억과 욕망이 불가분 뒤섞여있는 생물"이라고 단호히 이야기 합니다
더구나 서울은 애초에 수려한 산세와 아름다운 물길이 오래 전부터 고유의 풍경을 지니고 있던 터였으며 지난 600년간 한반도의 수도로서 온갖 인문의 풍경을 덧대어 왔습니다. 비록 근세에 그 오랜 기억들을 버렸지만 그대로 여전히 많은 기억장치가 도시의 곳곳에 서려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난 시대의 잘못된 개발의지를 성찰하고 서울의 장소성을 다시 회복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적층된 역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인사동에 지어지는 이 복합용도의 프로젝트를 통해 그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키워드를 꺼냅니다. 윤리와 기억입니다. 물론 이 윤리는 규범에 관한 것이 아니며, 기억은 낭만에 대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공공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며 특별한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기억의 장소, 윤리의 건축을 통해 이 땅 위에 새롭게 새겨질 우리의 삶을 그릴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글: 승효상)

운영위원장: 이상해 (성균관대학교 교수)

심사위원: 승효상 (이로재 대표)

초청 크리틱: 안상수 (홍익대학교 교수)

Heritage Tomorrow Project 3 공모전 일정

참가신청

2012년 3월 30일(금) ~ 4월 23일(월)

작품접수

2012년 6월 21일 (목)

심사 및 발표

2012년 6월

시상 및 전시

2012년 8월 14일(화) ~ 8월 20일(월)
인사동 홍보관 (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19)

세미나

2012년 5월 16일 (수)
주제 : 기억의 장소, 윤리의 건축

발표자 :
승효상 - 기억의 장소, 윤리의 건축
안창모(경기대) - 지역의 역사적 흐름과 도시조직의 변화, 인사동 및 북촌을 중심으로

토론자 :
전봉희(서울대), 김광현(서울대), 김찬중(경희대), 정현아(디아건축)

장소 : 아트선재센터(종로구 소격동 소재)